작품소개
너한테 내 마음을 어떻게 보이니?
그런 기대는 하지도 마. 네가 바라는 선물이 그런 거라면 난 못 줘. 절대로.
네가 나한테 귀여운 동생이 아니라 남자라도 그런 마음 못 꺼내. 너를 좋아해.
그런데 꼭 거기까지만 할래. 보면 기분 좋고,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까지 한데……
그 이상은 아니야. 내게로 오는 마음 가로막고, 네게로 가는 마음 동여매고, 그래야 하는 때도 있는 거야.
▶ 책 속에서
“오늘 많이 바빴어요?”
“특별히 그렇진 않았어.”
“힘들어 보이네. 내 말대로 오늘은 지금 문 닫고 들어가요. 손님도 없는데 굳이 자정까지 버티고 있을 거 뭐 있어.”
“집에 들어가 봐야 혼잔데 뭐.”
혼자라는 말이 은재의 가슴에 아프게 박혔다.
“그러니까 얼른…….”
결혼하면 좋잖아요.
“얼른 뭐?”
은재는 밥만 우걱우걱 떠 넣었다. 결혼이란 낱말을 직접적으로 꺼내 버리면 수정이 저만큼 물러서 버릴 게 뻔해서였다. 가족이라든가, 아빠라든가 하는 말들로 결혼에 대한 마음을 내비쳤음에도 수정은 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늘 그 자리였다.
“만약에 내가, 수정 씨보다 몇 살은 더 위고 가진 것도 아주 많은 남자였다면, 그러면 수정 씨 오래 생각 안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