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가…… 지켜 줄게요.”
주지 스님의 소개로 만난 준석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서울로 올라온 호연.
본래는 거절할 마음으로 따라온 것인데, 어쩌다 보니 준석의 동생인 이수와
함께 지내며 그녀의 경호원 역할을 하게 된다.
오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여자.
이것이 한이수라는 여자에 대한 호연의 소감이었다. 하지만 단단하고 까칠해 보이는
모습 뒤에 가려진 이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상처를 서서히 알아 갈수록
그녀에 대한 호연의 감정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잠깐 맛보기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건데?”
“놔.”
“한 번은 그냥 넘어갔지만, 두 번은 안 돼. 아니, 그렇게 못해.”
“놔, 제발!”
“언제까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할 거냐고 묻고 있잖아!”
“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그러니 이 손 놔.”
이수가 잡힌 손목을 빼내려 애를 쓸 때마다 벌어진 블라우스 앞섶 사이로
뽀얀 살갗이 춤을 추듯 일렁였다.
호연은 금단의 열매처럼 눈앞을 어지럽히는 그녀의 우윳빛 속살을,
삼킬 듯 타들어 가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눈이 멀 것 같은 충동을 집어던진 호연은 답답한 가슴을 한숨으로 토해 냈다.
“이 손 놔.”
바닥에 떨어져 조각난 파우더를 쳐다보며 이수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답하는 호연의 목소리 역시 그녀의 그것처럼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 아니야.”
“어쨌든 놔.”
“대체 왜 이러는 거지? 하나만 대답해. 이 일 역시 윤 회장님이 알면 안 되는 일이야?”
체념한 듯 이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호연과 실랑이를 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빠른 속도로 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러니 이 손 놔.”
호연은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그녀의 턱 끝을 받쳐 들었다.
그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이수의 눈을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한 가지 제안을 하지.”
“시간 없어, 이러지 마.”
“윤 회장님이 결코 알아서 안 될 일이라면,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어. 단 조건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