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세희 지음
멈추고 싶어도 속절없이 끌려가는 늪 같은 사랑.
강현은 한국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 가면 10년간 잊고자 했던 기억이 모두 생생하게 떠오르기 때문에…. 권수인, 그의 첫사랑. 교통사고를 당해 숨이 넘어가기 직전 그의 품에서 사랑을 고백했던 그녀. 그렇게 수인을 허망하게 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던 그는 그녀의 장례식도 보지 않고 그대로 외국으로 떠나 버렸다. 그녀를 잊기 위해, 그녀를 지우기 위해.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녀와의 추억은 바래지 않았고, 결국 그녀를 완전히 잊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온 강현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그녀가, 수인이… 살아 있다고?
▶잠깐 맛보기
“강현아……, 최강현…….”
“이름 안 잊고 있었네.”
“현아……, 얘기 좀 해.”
“너하고는 할 얘기 없어!”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어떻게 사람이 너처럼 잔인할 수 있느냐며, 너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10년의 세월을 돌려 달라 부르짖고 싶은 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 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 오랜만이잖아.”
“이제 제법 연극까지 하는구나?”
“최강현……?”
“젠장, 너 따위가 부르라고 있는 이름이 아니야!”
강현은 소리를 내지르며 운전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권수인이 어떻게 살든 자신과 상관없었다. 오늘부로 그녀와 자신의 인연은 완전히, 영원히 끝났다.
그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도 그녀는 조수석 창문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강현은 정면을 응시한 채 조수석 창문을 열었다.
“꺼져.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나타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