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비밀을 감당할 수 없다면 접근하지 마!
모종의 이유 때문에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몸을 숨기고 살던 한나. 어느 날 그녀의 앞에 어린 시절부터 계속 좋아하던 카터 제임슨이 나타난다. 제임슨 가문의 밑에서 일하다가 사고로 사망한 아빠, 카터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자살로 삶을 마감한 언니. 두 집안의 악연을 생각하면 치가 떨려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지만, 한나는 어쩌다 보니 그를 집 안에 들이게 된다. 그런데 그가 아버지의 부탁이라며 그녀에게 편지를 한 통 건네는데….
정말 진실이 듣고 싶어?
▶책 속에서
“잠깐만.”
카터는 손을 뻗었지만 한나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고 동작을 멈추었다. 그는 항복하듯이 두 손을 들었다.
“알았어. 화가 났구나, 내가 나갈게.”
한나는 대답 없이 가방의 어깨끈을 쥐었다. 손바닥이 아플 때까지 꽉.
“이 얘기는 나중에 해.”
그녀에게서 물러서며 카터가 문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내게서 계속 도망칠 수는 없어.”
당연히 도망칠 수 있었다. 이미 한나의 삶은 제임슨 일가 때문에 엉망이 되었다. 언니. 아버지. 어머니마저도 부수적인 피해를 입었다. 다시는 제임슨이 그녀의 삶에 침입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
“오빠는 진실을 듣고 싶지 않을걸.”
“좋아, 너만의 공간을 원하니까 그렇게 해 줄게.”
카터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가까운 시일 내로 나는 우리 아버지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너무 확신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