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는 이제 칼을 쥐어 본 적이 있게 되었다.”
살겠다는 의지로 칼 대신 삶을 움켜쥔 여인, 정이.
“내 손을 놓치면 아니 된다.”
지킬 것이 생겨 두려움을 알아 버린 사내, 개똥.
세상에 내던져져 죽으려 한 여인과
가문의 이름을 버리고 세상에 홀로 선 사내.
“달맞이, 안 하십니까? 달맞이하기 좋은 날입니다.”
“했지 않아.”
“예?”
“네가 달이고. 나는 오늘 달을 맞았다.”
홀로 빛나지 않는, 달과 새벽.
새벽이 달을 만나 어두운 밤을 밝힌다.
“나는 그냥 새벽이다.”
“새벽이요?”
“네가 그렇게 나를 불렀던 순간부터 나는 새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