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쪽이 나를 안 사 주면 난 또 다른 차에 뛰어들어야 해요. 나, 오갈 데도 없고 살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그래서 그쪽이 이대로 가버리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나도 몰라요.”
“이봐, 적당히 해둬. 주는 돈을 안 받은 건 너야.”
“말했잖아요. 난 거지가 아니라서 거저 주는 건 안 받는다고. 그렇다고 딱히 뭔가를 지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모, 몸으로 때울 수밖에요.”
진정 미친 거다. 분노와 복수심으로 정신이 미쳐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러니 평소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하지 못할 말을 내뱉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 강지헌이란 남자를 상대로.
지헌의 미간이 슬그머니 모아졌다.
“몸으로 때운다?”
“가진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정말, 가진 게 그것밖에 없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서글픔이 묻어났다. 노골적인 지헌의 시선과 도전적이되 겁을 집어 먹은 새해의 눈동자가 맞부딪쳤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공포감이 그녀의 속에서 스멀스멀 치고 올라왔다.
새해의 마음속은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