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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6.12.26 약 1만자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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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백 번의 편지가 이어준 기적 같은 사랑.

“영원히 반짝일 나의 별. 나는 널 포근히 감싸 주는 하늘이 될게.”

운명처럼 마주친 영화 촬영장에서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너 자꾸 이럴 거야? 정신 안 차릴래?”
“내가 뭘. 엄마, 나 정신 말짱해.”
“제정신인 애가 영화 본다고 학교를 그만 둬?”
“공부 그만두고 싶은 게 먼저였어. 마침 이 시점에 내가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건데, 차라리 잘 됐어 이참에 학교 그만두고,”
“얘가 근데 터진 입이라고 막 내뱉네. 너 이리 와.”


배우 차민준의 영화를 만났다. 새파란 청춘이 실험실에서 시들어간다며 안타까워하던 엄마가 이끈 영화관에서 새로운 세상에 눈이 번쩍 뜨인 천재 과학도 윤지유.


<시간이 흐르면 이 마음이 옅어지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시작했어요. 백 번만 해보자. 백 번…… 뭔가 대단한 숫자 같잖아요. 백 번이면 소원도 이루어질 것 같죠. 백 번의 편지를 쓰고도 제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한 번쯤 차민준 씨를 찾아가 봐도 되지 않을까요?>


답답하고 무료하던 그의 일상에 한 여자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왠지 신경이 쓰인다. 그냥 편지일 뿐인데 평생 얽힐 일 없는 그저 이름 모를 팬 일 뿐인데 찾아온다는 구절을 읽는 순간 가슴이 반응을 했다. 그녀가 찾아와 오롯이 마주보는 모습을 상상하고 만 배우 차민준. 그녀의 일상을 엿보며 미소 짓다 찡그리다 급기야 신성한 촬영장에서 숨바꼭질에 들이대기까지.


“뭐가 이렇게 어려워? 윤지유 마음 얻는 게 무슨 하늘의 별 따기도 아니고.”




<본문 중에서>

“귤껍질 까느라고 내 손톱이 노래진 거 알아요?”
“네?”
“지유 씨가 먹으라고 했잖아요. 감기 예방해야 한다고.”
“그럼 그때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이?”
“지유 씨가 언젠가 진로문제로 부모님과 안 좋다고 했었잖아요. 그때 힘든 것 같아서 내가 응원 동영상도 올렸는데.”
“!”
얼굴이 보고 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딱 한 번, 확인만 하고 말겠다던 다짐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환대해 줄 줄 알았던 여자는 뜻밖에도 선뜻 다가오지를 않았다.
‘어이가 없네, 정말.’
좋다고 먼저 시작한 건 윤지유 인데 안달을 내며 쫓아다니는 건 누가 봐도 차민준이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요.’
그 말에 대한 책임을 떠넘겨야겠다. 팬도 아니고 스태프도 아닌 여자 윤지유로서 차민준을 건드린 책임을 지라고 해야겠다.
그냥 뒀으면 고고한 배우의 모습으로 잘 살았을 건데 괜히 편지질을 해 남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죄, 피곤하고 소모적인 일 뿐이라며 피해왔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킨 죄, 그래놓고 사귀는 건 아직 아니라며 고개를 저어 황당하게 만든 죄, 무엇보다 차민준 배우 인생에 다시없을 질투심까지 유발시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다른 남자를 입에 담은 죄, 별로 예쁘지도 않은 목소리 잘 들려주지도 않고 문자조차 하지 않는 죄, 그리고 이렇게 엄청 보고 싶게 만든 죄…….
“젠장, 밤을 새워도 다 못하겠네.”

눈은 소리도 없이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고 있었고 멀리 현장에서 쏘아올린 폭죽이 하늘 위로 솟아올라 불꽃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와, 예쁘다.”
지유의 말에 같이 하늘을 바라보던 민준이 말없이 그녀를 돌려 자신을 보게 했다.
“이마에 뽀뽀도 했고 같이 눈 맞는 것도 했고, 이제 하나만 하면 되겠다.”
“뭘 말이에요?”
깜빡이며 올려다보는 지유의 눈썹 끝에 하얀 눈이 올라앉았다. 이 모습 그대로 마냥 보고 싶지만 두 사람의 사정이 그렇지를 못해 안타까울 뿐이었다.
“해도 되죠?”
“뭘요?”
“키스.”
“…….”
별빛처럼 살포시 그의 입술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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