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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5.10.26 약 22.6만자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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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저의 하늘은 다릅니다.”

사랑은 감정의 눈속임일 뿐이라는 남자와 절대적 사랑을 가슴에 품은 여자.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 줄 은밀한 방으로의 초대가 시작되었다.

상무이사 은지환. 182cm의 큰 키에 날씬하고 다부진 체격. 어떤 종이라도 베어 낼 듯한 날카로운 턱 선과 속 쌍꺼풀이 살짝 진 시원한 눈매와 깊은 눈빛을 가진 37세의 멋진 남자.
외모로 보면야 어느 배우 못지않게 뛰어나고, 가지고 있는 능력 면에서도 국내 10대 기업에 들어가는 이 회사 회장의 조카이자 상무이사이니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의 남자이지만, 딱 하나 이 남자의 흠이라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돌싱’이라는 데 있었다.
“사랑이라…… 그런 게 대체 있기나 한 건가?”
혹자는 말했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이 세상에 사랑이란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런 감정은 상상일 뿐이었다.

<본문중에서>

“그런데 그거 압니까? 그렇게 가까워지고 싶은 그 하늘이 사실은 먼지만 가득 찬 대기일 뿐이라는 걸? 그곳에 뭔가가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에요.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푹 쉬고 내일 봅시다.”
닫히는 문 사이로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지만 누구도 피하지 않았다. 지환의 눈에 두 손을 꼭 말아 쥔 준희가 눈물을 글썽이는 게 보였다. 준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지환을 향해 낮게, 하지만 정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하늘은 다릅니다, 상무님.”
지환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입가에 마른 조소가 걸리는 걸 다행히 문이 닫힘으로 못 본 준희가 흐르지 못하게 힘을 주고 있었던 눈물을 훔치며 옆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좋다는 건, 대체 어떤 감정입니까. 아, 장난하는 게 아니고 진지하게 묻는 겁니다.”
진짜 심각한 표정인 지환을 보니 차마 대충 대답을 하지 못 하겠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참을 생각하던 준희가 나름 결론을 낸 듯 그에게 말했다.
“만약 그러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고, 마음이 가고 자꾸 보고 싶고 궁금하고 잘해 주고 싶고 상대가 웃는 모습에 행복해진다면…… 그리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가슴속에 머물러 있다면…… 그건 사랑이에요, 상무님.”
“…….”

늦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간 그녀의 눈에 파란 하늘과 한강이 보였다. 한쪽 벽면을 모두 차지한 베란다 창엔 흔한 커튼 하나도 없었고 그래서 더욱 하늘이 가깝게, 또한 그 하늘과 맞닿은 시원한 한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머무를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면 무리한 생각일까. 준희는 한나절을 베란다 앞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앞에 펼쳐진 하늘을, 강물을 보고 있었다. 그러고 그곳에 아름다운 노을이 지자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무님, 말씀하신 대로 이곳에 있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없이 듣고 있던 지환이 나지막이 말했다.
“잘 생각했어요. 편히 쉬고 수요일에 봅시다.”
준희의 눈이 젖은 만큼 목소리도 젖어 있었다는 것을 그녀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 다만 지환만이 전화를 끊고도 그녀의 슬프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신경이 쓰여 한참을 먹먹하게 서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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