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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6.12.23 약 10.8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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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많이 허당이긴 하지만, 실력도 성격도 외모도 제법 봐줄 만한 여선생과 모델 같은 기럭지와 배우 뺨을 양쪽에서 때릴 얼굴에 그보다 더 까칠할 수는 없다는 성격을 가진 어떤 녀석이 있습니다.

둘의 나이 차이는, 쌤의 생각엔 도저히 이성간으로는 안 될 만큼 많고, 나이 따윈 개나 줘 버리라는 녀석의 생각엔 그까짓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군요.

정신연령으로 보면 둘이 거의 비슷하지만 (이크, 쌤 자존심 팍팍^^;) 그래도 그건 아니라는 쌤과, 사제지간도 친구도 필요 없다 오로지 여자로만 보겠다, 선언한 녀석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간덩이만큼 입심도 따라 세지는 녀석에게 쌤이 점점 휘둘리긴 하는데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엔 쌤의 권위로 녀석을 누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녀석이나 쌤이나 철딱서니 없어 보인다 할 수도 있지만, 둘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깊은 상처를 공유하며 서로를 통해 위로를 받기도하는 소중한 사이죠.

톡톡 튀는 쌤과 그 녀석의 대화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사회통념이란 놈을 우주 저 멀리로 던져버리고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는 믿거나 말거나 소문도 있습니다.

“뭐야, 누구 원숭이 만들 일 있어? 왜들 자꾸만 들여다본다는 거야?”

“왜 화를 내고 그러니? 응원해 주신다잖아.”

“이게 다, 쌤 때문이야. 조용히 받아주고 말았으면 이렇게 동네방네 소문도 안 났을 거 아니에요.”

“내가 뭐! 네가 걸핏하면 바락바락 대들고 사고치고 그러니까 이렇게 된 거지.”

“뭐예요, 이 쌤이 진짜!”

쉬. 이 두 사람 가까이에 있으려면 못 본 척은 기본입니다. 이상하게도 쌤 말을 들으면 쌤이 맞는 것 같고 녀석의 말을 들으면 녀석이 맞는 것 같거든요. 괜히 편들다 녀석에게 찍히지 마시고 지금부터 조용히 두 사람의 아옹다옹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 본문 속으로 -


“그래, 싫은데 어쩌겠니. 이해한다.”

또 입 다물기 시작이다.

“하긴, 나도 그랬어. 말하기 싫은데 주위에서 위한답시고 자꾸 귀찮게 하는 게 너무 싫더라고”

저놈의 입을 그냥.

“난, 사람 눈을 믿거든? 너, 눈 보면 절대 나쁜 애 아니야. 그건 확실해.”

“뭘 안다고 그래요? 선생들이 개코나 알기는 해요?”

첫 대화였다. 개코도 모르면서 지껄이지 말라고 했다.

“그래, 개코도 모르는 건 맞아. 이제 선생 된 지 두 달이거든. 뭐, 선생 외에 달리 부를 말이 없어서 그렇지 선생이란 말 뒤에 님 자 붙이는 것도 부끄러운 단계야. 아마, 영원히 못 붙일지도 모르고. 선생이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거든. 그냥 오래 잘 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했을 뿐 이었어.”

“뭐야, 왜 내게 그런 말을 해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멍하니 있기에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

*

“세차 고마워.”

“그래서요?”

“그렇다고. 주차장에서 내 차가 제일 반짝거려서 기분이 좋다고.”

피식.

“근데 너, 다른 쌤이 세차 해달라면 절대 해주면 안 된다?”

“미쳤어요? 세차 한 대 하는데 얼마나 힘 빠지는데 ……! 아니, 뭐 시간도 없고”

“그니까. 절대 해주지 마. 나도 시샘 받을 때도 좀 있어야지”

“시샘해요, 다른 쌤들이?”

“어. 자기들 반에 가서 막 그랬대. 니들은 뭐하냐고. 아하하, 기분 좋다. 아무나 이런 회장 가지는 줄 아나봐.”

“쌤은 속도 없어요? 나 땜에 그렇게 개고생을 해놓고?”

“어, 없어. 그러니까 이런 선물도 받는 거지. 안 그래?”

“아, 됐고. 내일 계주 때 넘어지지나 말아요.”

“야, 이렇게 연습시키는데 넘어지긴 왜 넘어지니? 근데 우리 1등하면 어떡하지?”

“퍽도 하겠네. 이건 뭐, 휘청휘청도 이만저만 이라야지. 우리끼리 뛰면 당연 1등인데 왜 담임을 끼워 넣어가지고는. 아니, 바톤을 그렇게 못 넘기냐? 이게이게 어려워?”

“내가 넘어져도 니들이 잘 달리니까 걱정 없어. 그렇지, 얘들아?”

어느새 저기로 달아나 버린 반 아이들. 의리 없는 놈들,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교관에게 나를 버리고 가버리다니.

“아, 쌤!! 왼손 내밀라고요, 왼손!”

**

[다 자란 내가 궁금하지는 않아요?]

[아, 진짜. 눈치도 없고 감정도 없고]

“더 자라지 말고 쉬어요, 그냥. 그동안 나 혼자 열심히 자라고 있을 거니까”

**

“그래요, 그렇게 이름 불러요. 나도 그럴 거니까. 자기 여자한테 선생님이라고 하는 놈이 어디 있어요?”

“자, 자기 여자?”

“그럼 남의 여잔가? 옆에 누구 있습니까? 내가 분명히 말했어요, 돌아왔을 때 아무도 없으면 내 여자 할 거라고”

“아, 정말. 평화가 깨졌다는 게 실감이 난다.”

“난 이제야말로 편하고 좋은데. 떨어져 있어 오는 평화는 그리움만 쌓이게 할 뿐이지 참된 평화가 아니에요. 비록 싸우더라도 얼굴 보는 게 진짜 평화지”

“궤변 늘어놓는 것도 여전하고”

“당신 향한 마음도 여전하죠.”

넘어와라, 넘어와라 쫌!! 이젠 총알도 다 썼단 말이다 이 고집불통 여자야.

“흥분하지 마. 사람들 보잖아.”

“또 사람들. 선생들은 다 그럽니까? 그렇게 사람들 눈이 중요하냐고”

“그러게. 자격지심인가? 너랑 있으면 항상 이렇게 돼 나는. 이런 내가 지겹지도 않니 넌?”

그럴 리가. 당신하곤 그 어떤 것도 다 소중해. 심지어 이런 피 말리는 소모전까지도.

“사랑해요.”

“……!!”

“못 들었습니까. 또 말 할까요? 사랑합니다, 이정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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