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외엔 그 어떤 것도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단 하나, 백고미 그녀를 제외하고는. '으아아앗! 꺼지세요!' 한담은 고미의 비명 소리에, 그제야 제 아랫도리에 닿던 거슬거슬한 수건의 감촉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나는….' '꺼지시라구요, 이 짐승아!' 한담은 짐승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아 열었던 문을 도로 닫았다. 그러나 곧 더 충격적인 사실이 그의 뇌리를 강타했다. '왜! 왜 내 걸 보여 준 것에 아무렇지도 않은 거지? 왜 이렇게 당연한 느낌이 드는 걸까?' 한담 옆에 백고미, 아니 한담 위엔 나는 백고미가 있었다! 안정은의 로맨스 장편 소설 『한담 옆에 백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