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바보의 사랑은 초콜릿보다 진하고 달콤합니다.
그래서 더 아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픔조차 달콤해서…….
“저를, 4초간만 사랑해 주시면 안 될까요?
1초는 눈으로, 2초는 코로, 3초는 입술로, 4초는 심장으로,
오늘만……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초의 사랑. 1초는 시각, 2초는 후각, 3초는 미각, 4초는 감각.
텅 비어 버린 가슴에, 눈으로, 향기로, 음성으로, 체온으로,
4초간만 사랑을 채워 달라…….
“아무래도, 어렵……겠죠? 그냥, 못 들으신 걸로 해주세요.”
예담은 금방에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않는 그녀가,
커다란 눈망울 가득 희끗희끗 눈물을 서렸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찾아와 얼토당토않은 부탁을 드려서.
무시하세요. 가볼게요.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하고 돌아서려 했다.
그 순간,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조그마한 얼굴을 감싸며,
거짓말처럼 부탁을 들어주었다.
저의 사랑은 시집가는 여우를 따라왔습니다.
여우는 고운 족두리를 쓴 채 사뿐히 나뭇잎을 밟으며
낮잠을 자던 달팽이를 깨워놓았습니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달팽이가 눈을 뜨는 순간
저의 바보 심장도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바보의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