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본 작품은 2020년 5월에 출간한 전자책의 재간입니다. 문장을 다듬었으나 동일한 내용이므로 구매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네가 내 호위 기사가 된 지 얼마나 되었지?”
“오 년입니다.”
“오래됐군.”
별안간 루이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카힐이 그 바이올렛 눈동자를 직시한 채 확고한 의지가 깃든 어조로 명했다.
“즉위식이 끝난 후에 말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루이스, 정식으로 너를 내 후궁으로 삼겠다.”
왕의 정부이자 우직하고 강직한 호위 기사, 루이스 오넬.
10살에 왕자인 카힐을 따라서 처음 궁에 들어왔다.
그의 곁에서 그를 지키고 싶었기에 부단한 노력으로 호위 기사가 되었으나,
그와 함께 보낸 하룻밤으로 신하가 아닌 정부가 되었다.
***
루이스는 더욱 고개를 수그리며 복종하는 자세를 취했다.
카힐은 한참 동안 말없이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자신을 이다지도 분노케 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단연 그녀가 유일했다.
“네가 정 고생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다만 이것만은 알아둬.”
카힐은 포악할 정도로 무자비한 눈으로 루이스를 쏘아보았다.
“너는 내 것이다.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 없다.”
루이스는 저 말이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소유욕에서 나온 말임을 알면서도 속절없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