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의 가슴으로 사랑이 들어서다…
자신의 운전기사가 낸 교통사고 처리 때문에 진이를 만난 명재.
그런데 시력을 잃고 앞을 못 보는 진이의 환한 웃음에 가슴이 쿵쿵 뛰는 게 이상하다. 합의를 핑계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녀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신경이 쓰이는 게 고민인 명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명재가 베푼 친절에 감동한 진이는 한없이 해맑기만 한데…….
▶ 책 속에서
“정말 내가 보이지 않는 거야?”
진이의 손이 순간 그대로 굳었다. 건조한 목소리가 기억이 날 듯도 했다.
“누구시죠?”
“날 기억 못 하는 건가?”
좀처럼 생각이 나지 않아 진이가 몇 걸음 다가서며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구시죠?”
혹시 바에서 만난 그 남자일까? 강렬한 향기가 그 때 그에게서 났던 향기 같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왜?
“내 얼굴에 술까지 쏟아 놓고 잘도 잊어버리는군.”
정말 그 남자였다. 어떻게 할머니를 아는 것일까? 진이는 자신의 불길한 예측이 빗나가기를 바랐다.
“사고낸 사람, 내 기사였어.”
진이의 얼굴이 다시 납빛으로 변했다.
“가세요.”
“가라고만 하지 말고, 이제 당신 걱정을 좀 해. 앞으로 어떻게 살 거야?”
“그런 동정 필요 없어요.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