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이 궁금한 게 관심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어떻게 생각해요?”
낮고 정갈한 목소리가 듣기 좋다고 생각했다.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에도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제은성은 어머니가 가정부로 일하는 집 딸의 친한 친구여야만 했다.
“깊어지기 전에 잘 끊어 내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내가 안 되는 이유를 듣고 싶은데요. 마지막 배려는 해 줄 수 있죠?”
보이지 않는 견고한 벽을 세운 채
시선만 마주하던 그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재벌은 싫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단호하게 말한 그는 꾸벅 묵례했다.
그러자 은성이 성큼성큼 걸어와 단박에 가까워졌다.
“내가 재벌 안 하겠다면요?”
그 말은 덤덤해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선호는 그런 제은성이 자꾸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