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푸릇했던 그 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닌 삶이었다.
덤으로 태어나 완전한 어둠조차 되지 못했던 나는
빛이 물속 깊이 가라앉은 후에도
그저 형체 없는 그림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너만은,
너만은 나를 보는 것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설득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게 너라는 것이
어째서 이다지도 안도가 될 수 있는지.
서정한,
너라는 바람이 분다.
너라는 바람을 타고 나는 어디든 갈 것이다.
언젠가는 그 바람이 멈춘다 하더라도
나는 기꺼이 네게 몸을 맡길 것이다.
내게는 신기루처럼 희미한
그 ‘행복’이라는 낯선 단어를 꿈꾸는 너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