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키워드 : 현대물, 권선징악, 갑을관계, 소유욕, 독점욕, 재벌남, 집착남, 상처남, 카리스마남, 평범녀, 능력녀, 다정녀, 상처녀, 잔잔물, 힐링물
불청객 같은 가족에 지쳐 버린 서영에게
유일한 위로가 되어 준 것은
달콤한 디저트였다.
황홀할 정도로 예쁘고,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디저트를 먹을 때면
심장이 말랑말랑 녹아 버렸다.
그런데 요즘 서영은
이유 없이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바로, 은혁을 볼 때마다.
외모, 재력, 직업.
무엇 하나 빠지지 않지만
종종 눈빛이 쓸쓸해 보이는 그, 차은혁.
“사귀는 사람 있어?”
그는 말 한마디로 디저트보다 달콤한 꿈을 꾸게 만들었다.
“다행이야. 있다면 많이 곤란했을 텐데.”
그리고 그는,
부디 인생도 달기를 바라게 했다.
마치 퐁당 쇼콜라(fondant au chocolat)처럼.
▶잠깐 맛보기
차 안에 울리는 음악 소리를 낮추며 은혁은 정신없이 잠이 든 서영을 보았다. 고집스럽게 창밖을 응시하고 있더니 그새 잠이 든 모양이었다. 휴일에도 쉬지 못했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은혁은 한 손을 뻗어 차창에 쿵쿵 부딪치고 있는 서영의 머리를 감싸 당겼다. 창에 부딪치지는 않게 되었지만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은 여전히 편해 보이지 않았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몸을 숙여 서영이 앉은 조수석 등받이를 뒤로 조금 젖혔다. 그녀의 청량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자신도 모르게 숨을 깊게 들이켰다. 서영이 몸을 움찔하더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헉.”
놀라서 커진 눈동자에 그의 얼굴이 비쳤다. 그녀의 입술에서 새어 나온 뜨거운 숨은 그의 얼굴에 닿았다 흐트러졌다.
“하!”
은혁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인정했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채워지지 않는 굶주림의 실체를 받아들였다. 그것이 그들의 가슴에 짙게 새겨진 외로움 때문이라고 해도.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다급히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은혁은 입술 끝을 비틀며 커다랗게 벌어진 새카만 동공을 응시했다.
“싫으면 밀어내.”
입술을 밀착했다. 달콤한 숨을 삼키고 보드라운 입술을 맛보았다. 천천히 고개를 들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런,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힘겹게 마른침을 삼키는 그녀의 턱을 살짝 틀어쥐며 물었다.
“사귀는 사람 있어?”
대답 대신 그녀는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밭은 숨을 연신 뱉으면서. 그는 입술 끝을 늘이며 웃었다. 밭은 숨이 왜 이리 사랑스러운지, 치명적으로 유혹적이다.
“다행이야. 있다면 많이 곤란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