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란테 가문의 장녀에게는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영혼의 반려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깨닫기까지 늙지 않다가 각인이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반려와 함께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게 된다.
갓 다섯 살이 된 리하르트는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아이였다.
아무리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는 페스티나에게도 그는 좀 많이 벅찼다.
열 네 살의 외모 차이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언젠가는 역전이 되거나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영원히 유지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저 천사같은 귀여운 아이일 뿐이었다.
페스티나가 높이 쌓인 결재 서류를 반쯤 처리했을 때 특이하게 생긴 종이 하나가 나왔다.
[이온 천구서-페수티나 란태와의 이온을 천구함미다!!]
자기가 일을 대신 해 줄 테니 페스티나는 쉬라며 귀한 약초에 물을 너무 많이 주어 사고를 친 리하르트의 반항이었다.
근신 좀 하라며 안 놀아줬다고 이혼을 청구해?
[승인함]
부드러운 펜깃으로 유려하게 서명을 마쳤다.
안 그래도 바빠죽겠는데 이런 장난에 장단을 맞춰줄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며 서류를 보냈는데.
남편이 집을 나갔다.
그리고 15년만에
흑막이 되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