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넌 누구지?”
데엥! 전혀 예상치 않은 말에 윤홍의 머릿속에서 집채만 한 종이 울려 대기 시작했다.
‘누구냐니?’
그의 말을 머릿속에서 미친 듯이 굴려 보았다.
아, 정말 너무 어려운 녀석이다. 도대체 이런 식의 패턴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거람?
윤홍은 잠시 정신 나갈 뻔한 걸 들키지 않으려고 웃어 대기 시작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이제 좀 인정할 때도 됐잖아. 근데 왜 눈물이 나려 하는 걸까?
“넌 뭐 그런 농담을 하고 그러니? 진짜 재미없거든?”
속으로는 푸념의 눈물을 줄줄 흘려 가며 마녀처럼 호호 웃어 젖혔지만, 혹시 이게 현실 부정은 아닐까 하는, 불행한 예감이 발딱 고개를 치켜들었다.
“졸업식 전날 내 사물함에 넣었던 편지, 정말 기억 안 나니?”
“편지?”
“그래.”
“네 사물함에?”
“그, 그래.”
“……누가? 내가?”
그 질문에 윤홍의 머릿속이 텅 비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