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순도100% 정통 로맨틱 코미디가 온다.
[비밀의 문 -오작교]가 열리면 이웃사촌의 연애가 시작되다니
김선호와 오세령 연애하는 그들의 달달한 일상의 첫 페이지를 열어 보자.
-본문 중에서-
첫째. 웬만하면 문을 열지 말 것
둘째. 어지간하면 문을 열지 말 것
셋째. 각자의 집에 출입할 일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미리 양해를 구할 것
넷째. 출입 시 개인 물품에 손대지 않을 것
다섯째. 밤 10시 이후에는 반드시 문을 잠굴 것. (열어 달라고 해도 안 열어 줌)
“연애 해 봤어요?”
“그럼 내가 신부님도 아닌데 이 나이에 연애도 안 해 봤겠습니까?”
“그럼…….”
세령이 그에게 바짝 다가앉았다. 선호가 흠칫 놀라서 뒤로 물러섰기 때문에 그들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뭔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듯 속삭였다. 이렇게.
“여자랑 자 봤어요?”
순간 욕이 나올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선호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지금 그딴 걸 질문이라고 합니까?”
“우리 사이에 그 정도 얘기도 못 해요? 섭섭하네요.”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요?”
“이. 웃. 사. 촌.”
집요한 세령에 의해 붙잡혀 바닥에 주저앉혀진 그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이런 짓 저런 짓 다 해 봤습니다. 됐습니까!”
“그랬구나. 그랬어…… 에이. 했네 했어.”
선호는 정말이지 한숨이 나왔다. 차라리 술을 더 먹여서 저 잔망스러운 여자를 고주망태로 만들어 버릴까도 생각 중이었다.
“난 말이죠…….”
순간 그가 움찔했다. 뒤이어 이어질 그녀의 말에 저절로 귀가 쫑긋거렸다. 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직접 말해 주겠다는 데 딱히 말릴 이유도 없었다. 달싹이는 세령의 입술에 선호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버어진.”
술을 따르던 그의 손이 부르르 떨리면서 맥주잔 너머로 콸콸 술이 쏟아졌다. 난데없는 처녀성 고백에 충격을 받은 선호의 눈이 멍하니 떠졌다. 선호는 진심으로 묻고 싶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버어진. 몰라요?”
세령은 최대한 발음을 굴리면서 그를 향해 손가락질 했다.
“라이크 어 버진. 크크큭. 터치드 폴 더 베리 퍼스 타임.”
이미 제정신이 아닌 세령은 마돈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연신 젓가락을 흔들어 댔다. 아, 이 여자를 어쩌면 좋을까. 그는 이 광란의 고기 파티가 한시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목차]
1화. 비밀의 문 – 오작교
2화. 아름다운 그녀의 이름은 오세령
3화. 내가 저 여자를 왜 좋아하지?
4화. 고백 – 그 낯간지러움의 미학
5화. 좋아합니다
6화. 이웃사촌의 연애
7화. 힐링
8화. 상처
9화. 파랑새의 결혼
10화.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