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대기업에 입사해서 좋아라했더니, 요상한 별명이 붙은 것도 모자라 ‘개만족’ 부서라니.
난 몰랐어! 몰랐다구!
어린양의 요졸복통 회사 적응기.
-본문 중에서-
“실수였지만, 사과드리겠습니다.”
“사과할 짓을 하긴 했나 보네?”
사장님의 말투는 내가 일부러 사장님의 입술을 훔쳤다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니까 방금 있었던 일은 어쩔 수 없었던 사고였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언제 사과를 했냐는 듯이, 화를 내는 나를 보며 사장님이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사고든 뭐든 사과는 받지 않겠어.”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굳이 잘못도 없는 내가 사과를 강요할 필요는 없지.
“그럼 사과 안 한 걸로 하…… 읍!”
언뜻 사장님의 얼굴 위로 장난기 어린 미소가 스쳤고, 나머지 말은 사장님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벌어진 입으로 입술보다 뜨거운 것이 침입해 들어왔다. 사장님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자, 머리를 움켜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낯 뜨거운 소리가 귀에 들렸다. 뜨겁고 축축한 것들이 부딪치는 소리였다.
혼미해져 가는 어지러운 머리를 뚫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한 만큼 되갚아 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