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날카로운 것만 보면 공포를 느끼는 선단 공포증.
과거의 기억이 그녀를 옭아맨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고 말았다.
좋아하는 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채 움츠리고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날 그가 선뜻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내가 누구에게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거 부담스러워요.
내 스스로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데 나도 아기가 아닌 이상 받을 수만은 없잖아요.
하지만 난 지금 다른 사람에게 줄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굳게 닫혀만 있던 나연의 마음이 조금은 열려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그는 좀 더 나연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 이유라면 힘들지 않게 할게요. 내 욕심 안 부릴게.
천천히 지금처럼 천천히만 다가가게 해 줘. 딱 지금처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