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선배는 열여덟, 소녀는 열일곱.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엔 아직 어리기만 한 나이. 그 나이에 선배와 그녀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철판 닭갈비 식당의 젊은 여사장 유태리. 고등학교 문예부 시절의 모든 이들에게서 달아나 가게에만 매달려 빡빡한 일상을 살아온 것은 ‘선배’ 때문이었다.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것은 열일곱, 그 시절 그녀에게 전부였던 선배 민사헌. 그를 피해 숨고 또 숨었건만, 그와의 재회는 예고도 없이 이뤄졌다. 마치 소나기처럼…….
“난 원래 무조건 믿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뭐든지 용기 있어지고, 싫어도 좋다고 하고. 그런 적도 없었는데.”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사헌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어진 적도 없었어요.”
태리가 조그맣게 속살거렸다. 그제야 사헌은 그게 낯 뜨거운 사랑 고백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을 발갛게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