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대학 입학을 2주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이성친구 하나도 없음. 동성친구, 있었던 때도 있으나 누구 덕분에 번번이 증발해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 성격이 약간 비뚤어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라고 믿어 마지않는다.
다만 십 년쯤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산 지나치게 잘난 누구로 인해 내 착한 심성이 때때로 심술 일로로 치달을 뿐.
그 누구, 소여헌.
어디 하나 빠질 것 없이 잘난 주제에 심성까지 착한 효자다! 외향적이고 사람 좋아하는 만큼 친구의 수는 넘쳐나지만, 저 좋다는 여자들한테는 까칠하기 짝이 없는 나쁜 남자.
그런데 그 까칠함의 부메랑은 꼭 내 뒤통수를 치고 간다.
다만 내가 이 녀석 옆에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린 가족이야. 가족은 평생 가는 거다.”
가족 좋지. 하지만 더는 너랑 한 쌍으로 묶이는 인생은 사절이야.
‘조련질의 대가’도 싫고 ‘소여헌 조강지처’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