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은 그저 상황일 거야 상태일 거야. 줄 수 있는 받을 수 있는 형태가 아닌 단지, 여기 오늘 같이 있었던 시간. 그 시간과 공간과 공기를 아끼는 마음일 거야.
하나만 물어볼게요. 최윤혁 씨 누군가의 등을 오랫동안 바라본 적 없죠?
-7년 동안 짝사랑했었던 윤혁을 우연히 만난 그녀, 재희.
“그래도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이렇게 끝을 낼 거예요. 시청률이 저조한 드라마의 조기 종영처럼, 조용하게 얼마쯤은 비참하게요. 그렇게 할게요.”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껍데기만 따뜻하고 속은 차가운 그런 말은 하지 않겠어. 내가 서재희를 행복하게 해 줄게.
-사랑이란 감정은 후 하고 휘발된다고 믿는 그, 윤혁.
“어렸을 적부터 정말 예쁘고 희귀한 건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 얼른 먹어 보고 싶거나, 얼른 사용해보고 싶지만, 한순간의 달콤함이 동시에 없어져 버리거나 다 닳아 없어져 버리는 게 아까워서 꾹 참고 보관해 두곤 했어. 그러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으니까. 늘 내 옆에 둘 수 있고 볼 수 있고 상처 받지 않았을 테니까. 그런 기분이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어긋나기만 하는 두 사람의, 느리게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