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도령이 이곳에 오면 밥을 줄 거라 했어요.” “복사꽃 도령이 누구냐?” “있어요. 복사꽃 닮아서 아주 어여쁜 도령이.”
돌아선 율의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젊은 여인이 있었다. 젊은 여인이 혼자 주막에 오는 것이 좀 의아해서였을까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여인에게로 향했다. 장옷 사이로 보이는 것은 까맣고 그린 듯 고운 눈썹이었다.
왠지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시선이 가던 그와 여인의 눈이 마주쳤다. 조금 전 본 가여운 아이들로 인해 눈에 화가 서려 있던 율의 강렬한 눈동자와 마주친 까만 눈동자는 투명하다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맑았다. 얼굴도 온전히 확인한 것이 아닌, 눈만 보고 가슴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경험은 낯설고 당황스럽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