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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와 그 노래의 끝

내리는 비와 그 노래의 끝

허린

15세 이용가 조은세상

2024.02.25총 1권

  • 완결 1권

    2024.02.25 약 6.8만자 3,000원

이용 및 환불안내

작품소개

남자는 경계하고 있었다.
“누구시냐니까요? 왜 쫓아오세요?”
‘어디서 봤더라?’
 
아무리 머릿속을 헤집어봐도, 그가 누구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림자같이 떠도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어제 만난 친구 같은 익숙한 뒷모습에 자석에 이끌리듯,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한 발짝만 더 오면 스토킹으로 신고할 거니까요.”
유리는 결국 남자에게 불쾌감만 안겨준 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다.
 
*
 
[이웃의 새 글을 확인하세요.]
계속 알림을 울려대는, 몇 년 전 이웃을 맺은 사람의 블로그.
유리는 그 블로그에서 쫓아갔던 남자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발견한다.
심지어 그 사람을 계속 동네에서 마주친다.
 
[어제 강제로 선을 보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흠. 그거 곤욕인데요.]
말도 안 되게 계속되는 마주침.
유리는 운명 같은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결국 또 마주친 그 남자에게 말을 걸고 마는데….
 
“지금도 봐봐요. 이런 우연이 어디 있냐고요. 같은 골목에 사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분과 계속 마주치다가 주말에 커피를 마시고, 친구 같은 대화를 나누고. 그래요, 우리가 나눴던 대화처럼 낭만적이에요. 그런데 난 이런 만남이 익숙하지 않아요.”
“승현 씨. 우리 이제 애들이 아니잖아요. 시대가 변했고, 이런 식의 만남은 자연스럽고, 어쩌면 현실에서의 만남보다 더 낭만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는 시대라고요. 주변에 수많은 친구, 연인들을 봐봐요. 이렇게 만난 사람들이 하나, 둘 그것보다 훨씬 많을 거라고요.”
 
운명 같은 우연들.
두 사람은 정말 ‘운명’이 되기 위해선,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해야 함을 깨닫는데….
 
*
 
곧 눈이 내리더니 두 사람이 서 있는 길가, 그리고 나무 위에 쌓이기 시작했다.
“승현 씨.”
유리는 다시 승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굵어진 눈송이가 승현의 머리에 모자, 그리고 그 아래로 삐져나온 머리카락, 그리고 코와 볼에 닿는 걸 유리는 전부 눈에 담았다.
“응?”
“여길 오자고 해서 미안해. 그리고 와줘서 고마워. 그런데 나는 말하고 싶었어. 당신이 걱정하던 당신의 과거는… 자. 이렇게 눈으로 천천히 지워버릴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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