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스가드 제국 최고의 남자라 불리는 애들러 공작.
그는 조각처럼 잘생긴… 연쇄살인마, 즉 소설 속 흑막이었다.
심지어 그와 정략결혼하게 된 샤를로트 황녀는 첫날밤 살해당할 예정.
…문제는 내가 바로 그 첫날밤, 흑막에게 살해당할 운명의 황녀라는 점.
“어차피 정략 결혼이고 피차 얼굴을 보고 싶을 사이도 아니니,
우린 결혼식 당일에나 만나도록 하죠.”
흑막도 나와 결혼하게 된 것이 불만스러운 게 확실했다.
그래서 내 선택은 바로…
“첫눈에 반했어요. 그러니 저와 연애해요!”
결혼식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6개월.
그와 연애라는 이름의 잠입수사를 감행하기로 결심한다.
사람들이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으니, 직접 증거를 찾을 수밖에.
그렇게 흑막의 곁을 맴돌며 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만 밝히려고 했는데…
***
“내게 첫눈에 반했다고 해 놓고, 다른 남자와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귓가에 서늘한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뭐, 뭘 하다뇨. 그냥 연회에 차질이 없도록 춤을….”
귓바퀴에 닿은 뜨거운 숨결에 목덜미가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서늘한 음성과 대조되는 감각이 날 더 아찔하게 했다.
“다정하게 이름으로 부르더군요. 그 자식의 품에 바싹 안긴 채로.”
“흡.”
온몸을 휘감는 강렬한 머스크 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숨을 참았다.
목덜미를 따라 온몸으로 전해지는 야릇한 감각에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그가 그대로 고개를 기울여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서 다른 새끼 냄새가 나면… 죽여 버리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