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누군가의 악의로 누명을 쓴 뒤, 가문이 몰락해 평민이 되어버린 리오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곁을 지켜주는 전 약혼자 에리스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저기 변두리의 창부들을 봐. 참으로 처참한 생이지?”
“예전에 함부로 나갔다가 팔려 갈 뻔했던 것, 잊지 마.”
“너는 정말 운이 좋아. 다행히 내가 곁에 있으니까 말이야.”
애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거짓은 거미줄처럼 리오나를 옭아매고 있었고,
배후를 알았을 땐 이미 목숨이 다한 뒤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 포기해 버린 순간, 리오나는 과거에서 눈을 떴다.
‘다시 돌아왔다고? 그 미련하고 어리석던 시간으로?’
행복한 추억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모든 기억은, 돌아온 후 다시 되짚어보니 모욕으로 낙인찍힐 순간들에 불과했다.
리오나는 마지막 숨을 내쉬던 그때에도 에리스를 완전히 버릴 수 없던 제 모습을 되새겼다. 분명 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어리석음. 모든 죄를 다른 이에게 넘겨 버린 맹목적인 애정.
‘내 모든 것을 다른 이의 손에 맡겨 둔 대가를 받은 거라면, 이번 생은 오로지 내 의지로 결정하겠어.’
리오나는 그들이 치러야 할 정당한 대가를 청구하겠다고 결심했다. 제게 쏘아진 모든 악의를 그대로 돌려주고, 살아갈 나날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