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새하얀 숫눈 위에 맨 먼저 자국을 남긴다는 설렘에 마음이 들뜨던 그때.
“그렇게 큰 개는 입마개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입마개 필수인 견종 아닌데요.”
아침부터 부딪힌 까칠한 남자의 시비 끝,
새하얀 숫눈 위에 찍힌 남자의 발자국은 아침부터 예민을 화나게 했다.
“애도 있는 여자가 무슨 소개팅인가 하셨구나?”
“다행이네요.”
시시때때로 부딪혀 제 속을 긁던 남자는
“향수 냄새 좋은데요?”
“궁금해서요. 안예민이라는 여자가.”
어느새 이유모를 직진으로 예민의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의연하게 대처하자 마음먹은 순간, 그가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도망칠 곳이 없었다.
“놓아주기 싫은데 어떡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