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결혼과 동시에 지긋지긋하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이니 앞으로는 모든 것이 완벽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나를 손에 넣고자 하는 황태자의 계략과 아버지의 지칠 줄 모르는 이간질 뿐.
모든 것을 끝내겠다고 다짐한 그 날,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공작님. 어젯밤은…… 정말 감사했지만,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를 내쳤다.
나를 만나고 내내 마음고생했을 그를 좀 더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
“불편하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하지만, 영애를 꼭 한번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왜인지 내내 내 앞을 맴돌았고.
“그럼에도 영애가 눈에 밟히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겁니다. 제발 안전하게만 계셔 주십시오.”
내 안전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으며.
“그대를 위한 시간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엘로이즈. 부디…… 그런 걱정 말고 저에게 집중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시도 때도 없이 눈웃음을 흘리며 어딘지 간절한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꼭, 내 생각을 전부 알고 있는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