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돈과 미모의 상징, 제국 최고의 신붓감 타티아나 카르티엔.
절대권력 어머니와 아름다운 네 언니들의 넘치는 사랑에 부러울 것 없는 그녀에게 남은 것은 공작부인의 자리뿐.
드디어 인생에 정점을 찍을 약혼 발표를 앞두고 날벼락이 떨어졌다!
“쉬잇, 공작님. 그러다 아름다운 약혼녀께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흥. 그 인형이야 제 엄마 품에 안겨선 내밀어지는 보석만 하나씩 걸쳐보기만 해도 하루가 다 가고도 남을걸.”
믿었던 약혼자의 배신에 절망도 잠시, 이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며칠만 좀 참지, 멍청하게 그걸 들킬 건 또 뭐람.”
내 편이라 믿었던 가족 모두가 내 약혼자의 본성을 알고 있었다니.
이대로는 절대 혼인을 하지 않겠다는 타티아나의 엄포에 그녀를 가장 애지중지했던 어머니가 제일 먼저 등을 돌렸다.
“일주일 후란다. 황궁에서 승전 축하 연회가 열린다는구나. 좋은 날 좋은 소식 하나쯤 더 발표하면 얼마나 잘 어울리겠니.”
“……싫다면요?”
“글쎄. 싫다면 이 집에서 나가야겠지.”
“…….”
“물론 내가 준 것들은 전부 놓아두고.”
남은 시간은 일주일.
그사이에 남편감을 구하지 못하면 맨몸으로 거리에 내쫓기게 생겼다.
하지만 제게 그토록 절절하게 매달리던 신랑감들은 하나같이 제 어머니의 눈치만 볼 뿐이고…….
이대로 끝인가 싶은 순간 떠오른 마지막 한 사람!
세상의 온갖 멸시를 받던 사생아 출신 용병에서 3년 만에 프레이야의 전쟁 영웅으로 돌아온 붉은 눈의 사신, 카이넬 타운센트.
“그래. 한때 내가 당신에게 관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 이거야 당신 잘난 어머니 덕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일이고.”
“……카이넬. 그때의 일은.”
“착각하지 마. 그때 내가 원했던 건 당신이 아니라 당신 몸이었으니.”
“잘됐네요. 그나마 제가 가진 걸 원하셔서.”
막다른 골목, 밑져야 본전.
이 험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만 한다.
하루아침에 사교계의 여왕에서 나락으로 추락한 그녀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지옥 속에 사는 남자의 계약결혼.
시작부터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시작부터 막막한 건 왜일까.
“타티아나 카르티엔. 당신은 이제 누가 뭐래도 타운센트 부인이야. 날 먼저 찾아와 혼인을 청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지금 와 후회한다고 해도 돌이킬 방법 따윈 없으니 꿈 깨.”
돈 없다면서, 무심하다면서, 나 안 좋아한다면서.
갈수록 하나하나 알게 되는 그 남자의 진심과 비밀, 그리고 그 이상의 감정들.
다시는 누구도 믿지 않겠다 결심했는데, 순전히 계약결혼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가슴이 뛰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