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고 후, 눈을 뜬 그녀는 섬뜩한 진실을 깨닫는다.
‘전생이 떠올랐다.’
심지어 제 가문을 멸문지화 시킨 원수가 지금 그녀의 남편이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몸서리치던 그녀는 결심한다.
‘반드시 저 찢어 죽일 놈과 이혼하고 말 테다.’
그런데 남편이 이상하다.
사막의 황량함에 비할 바가 아니던 삭막한 눈빛에 알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오르고, 지극히 무심하던 남자가 언제부터 그녀만 보면 떨어질 줄 모른다.
그럴수록 짜게 식어가는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
아내가 이상하다.
유혹하듯 깜빡거리던 두 눈은 적의로 가득하고 관심받기 위해 애가 타던 입술에선 상상도 못 한 말이 흘러나왔다.
“그대와 나의 혼인을 무효로 했으면 하오.”
그는 잠시 침묵했다. 사실은 황당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란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 않고선 저 이상한 말씨나 그녀에게서 풍기는 결연함은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그러나, 누구보다 이혼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빛을 품은 아내의 눈동자 앞에서 그는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