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 나랑 결혼하고 싶어?”
태준의 질문에 잠시 여운을 둔 윤서는 무감하게 답을 내놓았다.
“……누구랑 하든 상관없어요.”
“난 아니에요. 당신은 나랑 결혼해도 상관없을지 몰라도 난 아닙니다.”
감정이라곤 1도 없을 것 같은 무감각한 시선 처리, 웃음기 없는 메마른 얼굴을 마주 바라본 태준이 입꼬리를 틀어올렸다.
“나도 취향이라는 게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집 안에서 정해 줬다고 해도 명색이 인륜대사인데 결혼을 아무나와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매일 먹는 음식도 가리는 판에…….”
“……내가 입맛에 안 맞는다는 말씀이시네요?”
태준은 꽤나 무료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한 뒤, 무언으로 일관했다. 그러길 잠시, 윤서가 나긋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강태준 씨 입맛에 맞든 안 맞든.”
“…….”
“우린 곧 결혼하게 될 거예요.”
그랬던 그녀가…….
"해 줄게요, 당신이 원하던 이혼."
이혼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