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버지의 오랜 투병 생활, 친오빠 은태의 횡포에 자신만의 삶은 포기해 버린 채 살던 가은.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핑계로 우원을 두 번이나 버리게 된다.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직후 그녀의 앞에 또다시 나타난 우원.
그는 그녀에게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요구하며 계약 결혼을 제안하게 되는데…….
* * *
“결혼해 줘, 누나. 그게 나를 구원하는 방법이야.”
“무슨……, 소리야?”
“빚도 다 갚아 줄 수 있어.”
“네가……, 돈이 어디서 나서?”
“누나를 얻기 위해 나를 팔았어.”
일순간 가은의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 언젠가 가은이 돈이 너무 필요해서 울부짖으며 했던 말이었다.
‘나를 팔아서라도……, 돈을 벌고 싶어……. 우원아……, 나 좀 도와줘……. 나 좀 이해해 줘…….’
기억의 한 조각은 곧 해일처럼 가은을 뒤덮었다.
가은의 입이 머뭇거리는 사이 우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게 상처를 준 게 미안하다고 그랬었지. 그거 이번에 갚아.”
“…….”
“사랑 같은 거 구걸 안 할 테니까.”
말과는 달리 그의 눈동자는 애타게 호소하고 있었다.
사랑한다고, 사랑받고 싶다고.
거짓말이 서툰 것만큼은 여전했다.
“꼭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나, 가장 힘든 순간에 누나를 버릴게.”
“…….”
“그래야지만 누나랑 결혼할 수 있다면 난 다 할 수 있어.”
《결혼해줘,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