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빙의 #무협로판 #담담한 여주 #시한부 여주 #전전긍긍 남주 #계약결혼 #다정남주
나는 무협지 속 남주의 여동생이자 가문을 위해 마교로 팔려간 시한부 조연이었다.
***
"어째서 부인은 제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겁니까?"
이따금씩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어왔다.
그럴 때면 내 대답은 한결 같았다.
"원하는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내 대답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가져다줬다.
가문에 돈을 보냈고 보석을 사줬으며 서방의 상아와 비단을 선물했다.
"더 원하는 건 없습니까?"
그는 다시 한 번 내게 원하는 게 있느냐 물어왔고 나는 여전히 머리를 흔들 뿐이었다.
평소라면 알았다고 돌아서야 할 그가 오늘은 우두커니 서 나를 바라봤다.
왜 그러냐고 물으며 가까이 다가서자 그의 머리가 힘없이 쓰러져 내 어깨에 닿았다.
"부인은 어째서 매번 거짓말을 하십니까."
그의 손이 느리게 올라와 내 팔목을 움켜 잡았다.
"어째서 제게 말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사람처럼 잠긴 목소리를 꺼냈다.
"살려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