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건국왕 카일라 리엔블룸의 미래가 예언되었다.
“오백 년 후, 당신은 사랑하는 것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 것이랍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이 나라, 리엔블룸.
왕은 리엔블룸을 위해, 광장의 동상이 되어 오백 년간 잠든다.
그리고 오백 년이 지난 어느 날.
리엔블룸 왕국의 소녀, 알레나 이브노아는
창문 밖 건국왕의 동상이 살아나는 것을 목격했다.
다시 깨어난 옛 왕은 자신을 선망하는 소녀와 점점 가까워지는데…….
전혀 다른 시간대,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 * *
“그렇게 리엔블룸의 건국왕, 카일라 리엔블룸 님은 오백 년 전, 시간 동결 마법에 걸려 영원한 잠에 들게 되셨단다. 그분이 언제 어떻게 깨어나실지는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리엔블룸이 위기에 처하면 카일라 전하가 깨어나 다시 한번 이 나라를 수호해 주실 거야.”
여인이 동화책을 덮으며 딸에게 속삭였다.
“그럼 카일라 전하께서는 어디에 계실까요?”
“글쎄. 그건 엄마도 잘 모르겠구나. 카일라 님은 위대한 왕이셨고, 그분의 동상은 리엔블룸 전역에 세워져 있으니까.”
“우리 집 앞에 계셨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매일 꽃을 가져다드리고…… 동화책을 읽어드릴 텐데.”
졸음이 찾아온 음성은 참으로 소곤소곤하게 들렸다.
“잘 자렴. 내 사랑 알레나.”
“엄마도요.”
책을 읽어 주던 모친이 불을 끄고 방 밖으로 나가자, 아이는 침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창가로 아장아장 다가간 알레나는 턱을 괸 채로 창 너머를 보았다.
하늘을 향해 칼을 들어 올린 성군, 카일라 리엔블룸의 동상이 거기에 서 있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