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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딱 맞는 구두

소설> 로맨스> TL 완결

당신에게 딱 맞는 구두

쿠루 히나타삽화 히도 렌

전체 이용가 슈가 노블

2019.06.27총 1권

  • 완결 1권

    2019.06.27 약 12.9만자 3,500원

이용 및 환불안내

작품소개

<키워드>
가상시대물, 판타지물, 서양풍, 초월적존재, 역하렘, 전문직, 능력남, 다정남, 능력녀, 상처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구, 구두……. 구두를 잃어버렸어요!”
마른 우물에서 이동하기 직전, 순간적으로 상의 주머니에 넣었던 작은 구두가 두 짝 다 사라졌다.
어쩌면 넘어졌을 때 주머니에서 떨어진 걸지도 몰랐다.
펄이 당황하자 멀리 머리 위에서 크흠 하는 헛기침이 하나 내려왔다.
“잃어버린 구두라면―― 혹시 이걸 말하나?”
“네? ――앗.”
새카만 망토 앞을 벌리고 불쑥 나온 것은 남자의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백은색 털로 덮인 긴 다리였다.
심지어 그건 어딜 어떻게 봐도 짐승. 끝이 가느다란 사슴 같은 다리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펄의 눈이 못 박힌 곳은 발이었다.
그녀가 사촌 언니의 아기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든 작은 아기 구두가 남자의 발을 감싸고 있었다.
“그, 그 구두가 맞습니다…….”
“역시 그랬나. 마치 맞춤 구두처럼 이 발에 딱 맞는군.”
흡족해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게다가…….
삐삑. 삑. 삑삑.
“걸을 때마다 뭔가 유쾌한 소리가 나는구나. 이런 재미있는 구두를 만난 건 처음이다.”
“저, 저기…….”
유아용 구두에서 흔히 나는 삑삑거리는 소리. 걸을 때마다 그 소리가 나도록 피리를 삽입해 두었다.
덕분에 남자가 발을 굴리면 발아래에서 삑삑 귀여운 소리가 났다.
남자는 아무래도 그게 몹시 마음에 드는 듯했다.
“어…… 잘, 어울리십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기의 섬세한 발을 감쌀 것을 상정한 구두는 안에 특별히 부드러운 솜을 깔고 고급 소가죽으로 꿰맨 펄의 역작이다.
우아한 벽돌색 가죽 위에 하얀 실로 섬세하게 무늬를 그리며 꿰맸다.
발등 부분에는 구두 본체와 마찬가지로 소가죽으로 만든 태슬을 붙였다.
장식으로 보들보들한 털 방울을 달까 고민했는데, 태슬을 선택한 그때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여하간 아기를 위해 만들었지만, 확실히 그 구두는 올려다보고 있자면 목이 아플 정도로 키가 큰 남자의 발에 딱 맞았다.
“음, 구두공. 지장이 없다면 이 구두를 양도해 주지 않겠나.”
“무, 물론 가져가세요.”
사촌 언니의 아기에게는 다시 만들어 주면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만든 구두를 이렇게 마음에 들어 하니, 구두공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었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그녀에게 남자는 그 아름다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예비로 신을 구두도 몇 켤레 더 필요하구나. 물론 대가는 치를 테니, 가능하다면 더 만들어 주겠나?”
“앗, 네. 기꺼이.”
펄이 돌스 구두 공방에서 잘리고 난 뒤 처음 만든 구두는 짐승의 다리를 지닌 남자의 것이 되었다.
심지어 그는 앞으로도 펄에게 일을 준다고 한다.
조금 전 불량배들에게 괴로운 이야기를 듣고 납작하게 눌려 있던 펄의 가슴에 다시 꿈과 희망이 샘솟았다.
지나온 길은 이제 돌아보지 않는다.
다행히 이곳에서, 장신의 남자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미래라고 가르쳐 주는 듯했다.
“저기 당신은 누구인가요……?”
새삼스러운 펄의 질문에 남자는 ‘나 말인가?’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낮고 고운 미성으로 대답했다.
“――나는 이 지상과는 대칭이 되는 세계를 다스리는 자다.”
“지상과 대칭이 되는 세계, 요……?”
“마물이 사는 세계―― 이른바 마계지.”
“마계…….”
입을 떡 벌린 펄을 향해 남자, 아니, 마물의 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생긋 웃었다.
그러면서 드러난 송곳니를 봐도 펄은 역시나 두렵지 않았다.
――마른 우물 너머에는 마물이 있다.
펄에게 가르쳐 준 증조부의 말은 진실이었다.
먼 옛날, 성자가 친 견고한 결계를 빠져나갈 수 있는 건 성자를 능가하는 힘을 지녔다는 마물의 수장, 즉 「마왕 폐하」뿐―― 그렇게 말했던 증조부의 오묘한 얼굴을 또다시 떠올렸다.
“마왕 폐하셨습니까…….”
“그러하다.”
커다란 만월을 등진 아름다운 마왕은 듬직한 체구를 새카만 망토로 덮고 있다.
하지만 그 발에는 삑삑 소리를 내는 귀여운 아기 구두를 신고 있다. 대체 누가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펄은 자국의 국왕 폐하께 구두를 헌상하기 전에 무려 마왕 폐하께 헌상하게 되었다.
인생이란 참으로 어떻게 굴러갈지 알 수 없는 법이다.

*****

구두 가게 딸이 받는 보수는 마왕님의 총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고 수도를 떠나온 구두 장인 소녀 펄.
시골로 돌아가던 길, 갑작스러운 위험에서 그녀를 구해 준 건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의 마왕님!
마왕님은 펄이 가지고 있던 구두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 하며, 그녀가 차린 시골의 구두 가게에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구두 착용감이 약간 안 좋아진 것 같다. 고쳐 줘.”
“음, 나쁘지 않군. 수고했다.”
건방진 말투지만 펄의 정성 어린 노고에 마왕님은 언제나 만족!
이윽고 그의 말이, 손가락이, 입술이 조심스럽게 펄의 마음의 상처를 감싸안는다.

구두 가게 딸과 살짝 바보 같은 마왕이 펼쳐 가는, 훈훈한 사랑이 넘치는 러프 판타지!


슈가처럼 달콤하고 강렬한 TL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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