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열일곱, 왕의 도시에 첫 발을 내디딘 하연은 보았다.
서른둘, 아이같이 여리면서도 성숙한 그녀를.
무수히 많은 벚꽃이 흐드러지던 날,
왕가에 인사를 드리러 간 하연은 왕족의 누이 아현과 마주한다.
처음엔 그저 왕국 이곳저곳을 알려주는 스승으로, 친근한 누이로 그녀를 대하지만……
애초에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를 그렇게만 대할 수는 없다는 걸.
열일곱의 여름, 그 아름답고 뜨거운 계절에 그녀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이 시작됐다.
어째서인지 먹먹하고, 가슴 아린 그 꿈이.
어느 장소인지, 무슨 상황인지,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그 꿈이 온통 그의 세상을 흔들어놓기 시작했다.
더불어 아주 조금씩,
기억이 되돌아왔다.
*
“기억하세요. 세상은, 단면이 아닐 수도 있고, 시간은 복잡하여 그 시작과 끝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전생과 현생, 시간과 인연, 현실과 가상이 얽힌 그곳에서
아름다운 생이 피어난다.
애처롭고 위태롭게 흔들리는 사랑과 함께,
어린 나와 내 성숙한 연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