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를 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현자의 탑에 들어간 아이네.
탑의 수장인 카벨을 목표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뭐야, 이 야릇한 상황은?!
“아이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리 가까이 왔으면 좋겠군.”
이건 명령일까, 아닐까.
“난 아직 욕조에 더 있고 싶은데, 내가 일어서야 하나?”
“아, 아닙니다!”
아이네가 카벨과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 반듯하게 섰다.
“아무래도 가까이라는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된 모양이군.”
따뜻한 물이 아이네의 몸을 휘감았다. 등에 단단한 카벨의 몸이 느껴졌다.
아이네의 사고가 정지했다.
그의 손이 닿았던 부분, 그의 숨결이 닿았던 귓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리보기>
“아이네, 그럼 미뤄 두었던 수업을 시작하지.”
“네, 카벨 님.”
바람이 불었다. 아이네의 로브가 뒤로 날렸다. 덕분에 로브에 감춰져 있던 그녀의 굴곡이 훤히 드러났다. 때마침 햇볕이 쏟아졌고 흰 셔츠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전에 옷부터 갈아입고 와야겠군.”
카벨이 고개를 돌렸다.
로브가 쓸리지 않도록 말아 올린 탓에 그녀의 흰 발목이 훤히 드러났다. 작은 하얀 발도.
“정말 곤란해.”
카벨은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가 아이네를 들어 올렸다. 아이네가 떨어지지 않게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두 번째다. 카벨에게 안긴 것이.
“괜찮습니다. 맨발로 가도.”
아이네가 내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카벨은 무시했다.
“보고 있는 내가 안 괜찮군.”
카벨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아이네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카벨의 표정을 훔쳐보고 싶었지만 아이네는 그럴 수 없었다. 그녀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