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키워드 : 동양 역사/판타지, 복수, 재회, 첫사랑, 다정남, 왕족/귀족, 상처녀, 외유내강녀
한 줄 문구 : 끊어 낼 수 없던 인연의 끈
붉은빛이 타오르던 그 밤, 수국(秀國)이 무너졌다.
복수의 씨앗을 품은 채 홀로 살아남아
가려(佳麗)라 명해진 새로운 세상에
조용히 스며든 수국의 마지막 공주 설아.
소아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 그녀는
어느 날 가려의 대군 윤의 도움을 받게 되고,
왜인지 그와의 우연한 만남은 거듭되는데…….
“또 보러 와도 되는가.”
닿아야 하여 닿았으나
비틀려 버린 인연의 끈.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두 사람의 가혹한 운명이
이제 막 흐르기 시작했다.
▶잠깐 맛보기
“돌아서지 마라. 제발.”
제발 너만은 내게 등을 보이지 마.
참았던 울분을 터트리는 사람처럼 윤의 목소리는 한껏 거칠어졌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너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럴수록 네가 떠올라서 참을 수가 없었다.”
만나는 것이 아니었다. 너를 만나는 것이 아니었어. 내 마음은 그날 다 내려놓았을 터인데 어째서.
“아무래도 내가 너를…….”
돌아서 있는 소아의 손을 잡아 당겼다. 떨림이 손을 타고 전해져 윤의 심장을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
윤을 올려다보며 소아가 여리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서 다른 대답을 바라는 마음이 고개를 드밀었다. 누구를 향한 부정의 고갯짓인가.
“아니다. 은애한다. 내가 너를 은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