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울고 싶을 때 비가 오지 않으면 찾아오라면서요.
첫사랑에게 연인이 생겼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오열하던 날, 석경을 위로해 주던 남자는 새로 온 교수 수한이었다. 창피한 마음에 그를 피하는 그녀. 그러나 수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울고 싶어지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당부하고, 석경은 그때부터 슬픈 일이 있으면 그에게 의지한다. 수한과의 대화는 위안이 되어 주었지만 그녀에게 그는 멋진 교수님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니었다. 그런데 우연한 스킨십 이후 석경은 돌연 수한이 남자로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잠깐 맛보기
“키스, 해 주시면 안 돼요?”
상체를 돌리려던 수한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너 사정하는 거냐, 협박하는 거냐.”
“부탁인데.”
“순진한 척 가장하는 거냐, 멍청함을 순진으로 포장한 거냐.”
“으음, 그건 잘 모르겠어요.”
피곤하다는 듯 수한이 미간을 꾹 눌렀다. 앞에 있는 강의실 귀신 콘셉트의 여자 때문에 사탕 맛도 떨어졌는지, 어느새 사탕은 작업대 위의 비닐 껍데기 위에 놓여 있었다.
“처음부터 유혹할 생각이었다면 그렇다고 말을 했어야지.”
“유혹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유혹하는 눈을 하고서 아니라고 해 봐야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 전혀.”
“하지만 목석같은 눈을 하고 있으면 키스 따위 해 주시겠어요?”
“그래, 내가 해 주는 키스 따위가 얼마나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목차
prologue. 푸른 빗물
1. 하얀 담배 연기
2. 적색 감기 바이러스
3. 아련한 물감 냄새
4. 남빛 새벽 기운
5. 계절이 지난 자리에 핀 강아지풀처럼
6. 그녀가 머무는 풍경
7. 질투, 사랑, 먼 거리에서의 고백
8. 사랑을 맹세하는 계절의 끝에서
9. 절망의 정점에서 받은 보상
10. 편린, 서로의 심장에 박힌 것은
11. 이별이 만남만큼만 쉬운 것이라면
12.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13. 계절이 익어 가는 소리, 그 틈에서
14.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랑의 계절
에필로그. 바람이 머무는 풍경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바람이 머무는 풍경〉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