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운명은 7년의 시간을 돌아 마침내 그들을 인연의 끈으로 묶어 버렸다.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아무도 심장에 들일 수 없는 채로 살아가고 있는 해주. 그런 그녀의 앞에 7년 전 그녀를 자극하고 혼란스럽게 했던 남자 재훈이 나타나고, 그 순간부터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던 그녀의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악연처럼 시작된 둘의 만남. 첫사랑을 잃고 난 후 나타난 두 번째 사랑 앞에 갈등하는 그녀. 그러나 그들의 인연은 그 갈등보다 더 깊고 질기게 얽혀 있었는데….
▶잠깐 맛보기
“왜, 그랬어요? 그러니까, 그 키스요.”
해주의 얼굴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가는 걸 빤히 응시하던 재훈이 천천히 단정한 입술을 움직여 말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해. 당신에게 키스하고 싶었으니까.”
순간 해주의 입이 딱 벌어지고 두 눈이 동그래졌다. 벌어진 그 입술에 강한 눈빛을 한 번 준 재훈이 시선을 들어 그녀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나직이 말했다.
“신해주 씨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지? 그럼 똑같은 방법으로 내게 되갚아 주면 되겠군. 언제든지 원할 때 말해요. 기꺼이 당해 줄 용의가 있으니까.”
재훈은 그대로 돌아서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해주는 멍한 표정으로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백재훈이 정말 그런 짓궂은 농담을 한 거야? 더구나 윙크까지? 그녀는 털썩 의자에 주저앉으며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농담이겠지. 절대 진담일 리 없어.”
해주는 닫힌 문을 노려보며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재훈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에 닿은 순간부터 울렁거리다 못해 이젠 큰북처럼 쿵쾅거리는 심장은 자신의 귀가 멀쩡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해주는 한 손을 가슴에 지그시 누르며 울상을 지었다.
“너 왜 그래? 제발 이러지 마, 바보야. 잊어버렸어? 저 사람은 아니야. 네 주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불안했다. 한빈을 자신을 귀여워해 주는 오빠가 아닌 한 남자로 보고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던 그 오래 전의 기억이 자꾸만 되살아나 미칠 것처럼 무서워졌다. 해주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신음을 흘렸다.
“오빠, 나 이상해. 어떡하지? 나 좀 도와줘.”
그러나 대답해 줄 이 없는 그녀의 애원은 조용한 서재 안에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1장~17장
에필로그
작가 후기
* 이 전자책은 A4 183페이지 / 원고지 1,680장 / 용량 KB 분량의 장편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