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태석의 새하얀 민소매 티셔츠가 바람에 펄럭였다.
모자이크처럼 부서져 내리는 햇살,
그 아래 춤추는 파도 앞에서도 기죽지 않은 어깨와
리드미컬하게 바람을 가르는 몸의 움직임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옮기려 했던 시선마저 잡아끄는 힘.
그 힘을 가진 녀석은
푸른 여름 바다 위에서 가장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두근두근.
넋 놓고 태석을 바라보던 그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안 돼, 윤민주. 넌 이제 해외로 떠날 몸이야.
게다가 상대는 윈드서핑 선수잖아!’
윈드서핑에 미쳐 엄마와 날 힘들게 했던 아빠.
그런 아빠 같은 사람을 바라보는 일 따위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순간적인 호감에 마음을 빼앗겨선 안 돼.
이 감정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여름 같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