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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2.12.01 약 13.8만자 3,000원

  • 완결 2권

    2012.12.01 약 13.5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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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공문숙 지음

그의 가슴에 날개를 달아 준 단 한 명의 천사.

작년까지만 해도 송년 모임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애초에 그에게는 시답잖은 수많은 행사 중 하나이자, 누가 오든 말든 자신과는 하등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어쩐지 이번만큼은 모임에 꼭 참석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막상 참석하고 보니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조차 이해가 되질 않는다. 서로 눈치만 보는 답답한 파티. 이사라는 직함을 단 그의 앞에 설설 기는 사람들. 예상했던 대로 따분함과 지겨움, 회의감까지 밀려온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한 여자가 일순간 날려 버렸다. 차분한 외모와 달리 억센 말투, 당돌한 행동. 20대를 갓 넘긴 것 같은 사랑스러운 그녀로 인해 그는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고, 그녀가 사라지자 묘한 아쉬움을 느꼈다. 그랬다. 그는 하늘이 그에게만 허락한 천사를 만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고, 이제 이름 모를 그 천사를 꼭 찾아야만 했다….

▶잠깐 맛보기

“그런데 왜 하필 성당이야? 고루하게?”

“사장님, 성격 못됐잖아요. 회개하시라고요.”

은수는 말하면서 기조의 얼어붙은 손에서 햄버거를 뺏어 잡기 좋게 포장지를 접어 주고 다시 손에 쥐여 주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을 그의 눈이 말없이 좇았다.

“내가 뭘 회개해야 되는데?”

“몰라요?”

“어, 몰라.”

“사장님, 철면피죠? 사람이 살면서 잘못한 게 하나도 기억 안 난다는 게 말이나 돼요? 나같이 기억력 부실한 사람도 미안했던 기억들이 겨울 산 위의 눈처럼 쌓여 있는데.”

“너야 그렇겠지. 네 생활을 보면 어수선한 게 어디 한두 개야? 근데 난 내 행동 내가 감시 잘해. 정리하는 습관도 남다른 편이고.”

“잘난 척하는 것도 습관이죠?”

“뭐?”

“빨리 먹고 기도나 하러 가요.”

“정말 끈질기네. 반성할 게 없대도. 하고 싶은 너나 가서 실컷 해. 난 여기 있을 테니까.”

은수가 엉덩이를 탈탈 털고 일어났다.

“하긴 미친 놈이 자기 미쳤다고 안 하지. 알았어요, 거기서 발발 떨고 있어요!”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그가 뭐라고 반박할 새도 없이 재빨리 뛰어가 버렸다. 뒤에 남겨진 기조는 분개한 눈으로 은수를 노려봤다.

“뭐, 미친 놈? 저 녀석이 말이면 다인 줄 아나? 야! 깜박이! 내 코트 주고 가!”

“싫어요! 사장님은 기도하는 대신 거기서 반성이나 하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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