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주미란 지음
아니, 당신이 왜 지금 여기에 있는 거예요?
낮에는 요조숙녀이지만, 밤이면 클럽 마니아로 돌변하는 ‘해성 그룹’의 외동딸 유주해. 이런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숨긴 채 ‘대련 그룹’의 차남 서휘경과 선을 본 그녀는 훤칠한 외모와 젠틀한 태도의 휘경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만다. 하여, 다소 급작스러운 그의 청혼도 흔쾌히 받아들여 일사천리로 결혼에 골인한 그녀. 그러나 기혼이 된 후, 술은 입에도 못 대고, 태어나 클럽 한 번 가 본 적 없는 척하며 조신하게 산 지 어언 몇 달째. 집에만 콕 처박혀 지내는 것에 슬슬 지루함을 느끼던 주해는 휘경이 출장 간 틈을 타 친구들과 몰래 클럽 나들이를 감행한다. 하지만 신 나게 회포를 풀던 그녀는 그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어두운 조명 탓에 매력적인 여자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1초, 2초, 3초……. 흐릿했던 시야가 밝아지고 여자의 얼굴도 점차 선명해졌다.
“혹시……?”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휘경이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아니라 그녀는 주해였다. 아침에 사슴 같은 눈망울로 자신을 배웅하던 바로 그 유주해였다.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취했나?
“설마……?”
느린 동작으로 두 사람의 손가락이 위로 올라와 상대를 가리켰다. 서로를 가리키는 그 손가락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헛것이 다 보인다. 이건 꿈이다. 그래, 분명 꿈일 것이다. 무조건 꿈이어야만 한다.
“유주…… 해?”
정확히 들려오는 이름에 주해가 격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질끈 눈을 감았다 뜨고 앞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사라지길 바랐던 얼굴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말끔히 차려입었던 옷은 벗어던지고, 가슴까지 단추를 풀어 탄탄한 가슴 근육을 자랑하고 있는 사람은 분명 출장을 간 서휘경, 자신의 바른 생활 남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