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날 우연히 마주친 그와의 하룻밤은
체념해 버린 것을 다시 붙잡고 싶게 만드는 미련이었다.
여자라는 이름을 포기해야 했던,
되찾을 수 없는 것을 버려야만 했던 그날 처음 그를 만났다.
그리고 그때,
살면서 한 번도 누려 보지 못했던 그 무언가를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그때문이었다, 그의 손길을 허락한 것은.
추억이 되어 줄 달콤함을 느껴 보고 싶었다.
목덜미에 전율이 흐르고 손끝이 저려 오는 하룻밤의 유희를.
길이 아닌 것에 미련을 갖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애를 써도 마르지 않는 간절함은
그런 해묵은 윤리마저 밀어내고 그를 허락하도록 만들었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그의 호흡에 젖어드는 순간,
난생처음 내 안을 비집고 들어온 행복의 조각으로 인해
그동안 억눌려 왔던 갈증이 내 온몸을 두드리며 외쳐 대기 시작했다.
이젠…… 사랑받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