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 가슴을 찢어 놓은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고은은 실로 오랜만에 오빠의 묘소 앞에 섰다. 그녀의 오빠는 6년 전,
약혼식을 앞두고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여 모든 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채 떠났다.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을 누려야 할 그날에 닿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 버린 오빠. 그런 오빠를 떠올리며 묘소 앞에서
눈시울을 적시던 고은은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깜짝 놀라 뒤돌아본다.
돌아본 그곳에는 6년 전, 오빠의 직장 상사이자 오빠의 죽음을 방관한
장본인, 강민준이 서 있었는데….
▶잠깐 맛보기
납골묘에서 나와 상념에 빠져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가까이에서 들려온
자동차 경적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놀라움은 짙게 선팅된
차창이 내려가고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자를 알아본 순간 강한 경계심
으로 바뀌었다.
「타, 가는 데까지 태워 줄게」
「고맙지만 됐어요. 신경 쓰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세요」
「곧 비가 내릴 거야. 그렇게 입고 있으면 금세 감기 걸려.
또 버스 타려면 한참 걸어야 하고」
고은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걸음을 서둘렀다.
「못 본 사이에 자학하는 버릇이 생긴 게 아니라면 유치하게 굴지 말고 타」
인내심이 바닥난 듯 그녀의 거부를 그가 무뚝뚝한 명령조로 싹둑 잘랐다.
「감기 따위로 죽지는 않을 테니까 귀찮게 굴지 말고 가세요!」
「그럼 할 수 없지」
‘이제 포기하려나 보다’ 하고 안심하는 그녀를 비웃듯.
다음 순간 강한 힘에 사로잡힌 고은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앗, 이게 무슨 짓이에요! 내려 놔요!」
고은의 입에서 놀라 새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민준의 손아귀 힘은 더욱
강해지기만 했다.
「좀 자랐나 싶었는데 여전히 어리구나, 서고은. 아주 잠깐 나와 같은
공간에서 숨 쉰다고 죽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경고하는데 중간에
뛰어내리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도 마」
▶목차
프롤로그.
1〜10장.
* 이 전자책은 A4 115페이지, 원고지 1030장, 용량 535KB분량의 장편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