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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7.12.21 약 8.1만자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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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연애합시다.”
혜원은 커다란 눈동자를 깜빡이며 되물었다. 지금 뭘 들은 거지?
“합시다. 연애.”
그러나 재차 확인해도 앞뒤 배열만 바뀌었을 뿐, 좀 전에 들은 말은 잘못들은 게 아닌 모양이었다. 혜원은 한층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으로 준수를 바라보았다.
“왜…… 일까요?”
“내 취향입니다.”
“제가요?”
“정혜원 씨가. 정확히. 취향 저격입니다.”
깜빡깜빡. 혜원은 누군가 제 머릿속에 불을 껐다 켰다 하는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사고가 흐르질 않는다. 이 남자가 지금 뭐라는 거지?
“그럼 정말로 저랑 연애를…….”
“네.”
단호한 단답형 대답.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조금도 로맨틱하지가 않았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오히려 무슨 빚 받으러 온 사람처럼 무시무시한 눈빛을 쏘아댔다.
“보통, 그러니까 일반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연애하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나, 하다못해 썸? 뭐 그런 것도 있고…… 아무튼, 서로 호감이 있는지 없는지 그것부터 파악한 다음에 뭘 해도 하는데 이건 정말…….”
“호감 표현했는데 몰랐습니까?”
대체 언제요!
지난 며칠간 수도 없이, 혹시라도 실수한 게 있는 건 아닌지 마음 졸였던 걸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버럭 소리치고 싶은 혜원이다.
울컥 치미는 걸 간신히 삼킨 그녀는 이 알 수 없는 대화의 맥락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호감…… 저는 정말 몰랐는데요.”
“그렇습니까?”
“네.”
“이상하군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로서는 지금 본부장님이 저랑 연애하자는 말이 너무 뜬금없어서 그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호감을 어떻게 표시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요.”
거절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상대방이 진지하게 부딪쳐왔는데 앞뒤 없이 무조건 거절한다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긴 고민 끝에 질문을 던진 혜원은 그의 대답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출퇴근 인사 할 때마다.”
“네?”
“다른 직원들보다 약 3초간 눈길을 더 줬습니다.”
“……예?”
3초. 3초로 대체 뭘 할 수 있지? 혜원의 머릿속이 아까보다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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