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대의 기방, 월향각 그곳에서 피어난 차갑고 아름다운 그녀, 상화(霜華) 본명인 '유겸'은 잊고 산 지 오래. 그녀 자신도 제 이름보다 예명이 익숙하던 바로 그 때.
“네 이름이 무엇이냐?” “다 알고 계시면서 물으시는 이유가 무엇이옵니까? 상…….” “아니, 네 진짜 이름 말이다.”
그녀의 이름을 묻는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조만호 따위에게 갈 바엔 차라리 내게 오너라.” “그것이 무슨!” 다시 한 번 유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게 오라니, 그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재미로 던진 말이라기엔 농이 지나치다. 그도 결국은 같은 부류라는 것인가? 하지만 유독 그의 말에 가슴이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