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어느 날 나타난 모든 것을 아는 남자. 내가 일어나는 시간, 내가 산책가는 시간부터 시작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까지 모두 다.
‘이것과는 다른 과거’로부터 온 사람.
눈앞의 행복에 취해 침묵으로 진실을 묻어둔 나의 어리석음으로 사랑하는 당신을 잃었다. 우연히 닿은 마지막 기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을 기다리고 진실을 알리는 것. 내 정체를 알게 된 당신이 설령 나를 거부한다 해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에제키엘이라고 합니다.”
나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왔다는 당신. 손끝에 닿을 듯 가까워지는 당신의 정체. 잡힐 것 같지만, 끝내 잡지 않은 건, 내가 이렇게나 따뜻한 당신의 손을 놓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마침내 알게 된 절망적인 진실. 잡은 손을 놓고 뒤돌아섰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이…….
“왜 나한테 왔어요?”
“……수명에 제한이 없는 종족이고,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며, 잠을 잘 필요도 없는 종족입니다. 마법 사용도 가능하고…… 인간계에 해당 종족을 모시는 신전이 존재합니다.”
가만히 듣던 제일린이 물었다.
“에제키엘이 그 종족이고요?”
“예. 숙제입니다.”
에제키엘은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기한은 없습니다.”